꽃이 진다고 그대 지운 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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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이야기 4/5] 3/27 한없이 예쁘게 빤짝이던 세부를 만나다 travel






난 누군가

.....

난 왜 이들과 같은 방에서 자고 있는가

.............

왜 창밖엔 야자수가 있는건가

...................

응????????


아주 잠깐 눈을 감았다가 뜨고 나니 아침이 되었다.

ㅠㅠ

망해따...ㅠㅠㅠㅠ

완전히 망가진 몸 컨디션으로 동생들 눈치 보랴, 비틀거리는 몸 가누랴
정신 하나도 없는 아침을 보내다보니
눈뜬지 10분도 안돼 재키 강사님이 열린 방문 앞에 등장하셨다..ㅠ

하아....ㅠㅠ
재키 강사님이 호텔 조식 식당 앞을 지나쳐가면서,

"돈 냈는데, 그래도 아침은 먹어야지. 얼른 먹고와요"

라고 말씀은 하셨지만..
다이빙 하기 전날 밤새고 술을 마시고나니 죄송해서 얼굴도 쳐다보지 못하고

"....아니요, 괜찮습니다....ㅠ"

그대로 지프니에 몸을 싣는다.


[ 이렇게나 화창하고 기분 좋은 아침이지만 내 상태는 그렇지 못하다ㅠ ]

"어제 밤늦게까지 술 들이부어서 우리 벨라 아침에 일어나지도 못하게 한 사람 누구얏 -_-++"

운전대를 잡으신 재키 강사님이 던진 한마디에 고개를 푹 숙인다...ㅠㅠ

덕분에 벨라 강사님은 오늘 못 나온다고 한다;;;;;

"현우 다이버님은 오늘 잡아주는 사람 없이 혼자하셔야 합니다!"

....현우의 얼굴이 사색이 된다.
형인 내가 저지른 짓이니, 날 원망하지도 못한다....ㅋㅋㅋㅋ

미안해 현우야...ㅠㅠㅠㅠㅠㅠ

지프니가 잠시 강사 하우스에 들렀는데, 역시 벨라 강사님은 보이지 않는다...ㄷㄷㄷ
간단히 준비를 마치고 바닷가로 출발!!!
지프니가 흔들릴 때마다 내 머릿속도 흔들흔들
뱃속도 흔들흔들~
정줄도 흔들흔들~~~ ㅠㅠ

밤새 들이부운 술과 30분간의 숙면은
절대 다이빙을 하기 위한 최상의 몸 컨디션이 아님을.. 온 몸으로 확인할 수 있는 하루였다..

신나고 들뜬 승우와 걱정 가득한 현우.
극명하게 갈린 표정으로 오션홀릭 다이빙 배에 탑승한 동생들과 함께 나도 배에 몸을 실었다.

하아- 배가 발리카삭 섬을 향해 나아가고, BCD 및 각 장비를 장착하고
바다에 입수하는 그 순간까지도 전혀 술은 깨지 않았다. 
술로 인해 비틀비틀대는 몸, 살짝 다시 도진 코감기로 인해 막혀있는 코, 입에서 나는 술냄새...
고작 다이빙 3일째인 꼬꼬마 다이버에게는 너무나 위험하고 걱정스런 다이빙이었다...ㅠ
어제 승우가 재키 강사님과 본 합의로 인해 오늘은 총 3번의 다이빙을 하기로 했다.(원래 계약대로라면 두 번)
어제만 해도 완전 씐~~나서 승우와 하이파이브를 짝! 짝! 짝! 했는데 ㅋㅋㅋ
.....오늘은 그저 부담스럽고 걱정될 뿐이다..ㅠㅠ

드디어 내 인생 세번째 다이빙이 시작됐다.
다행히도.. 재키 강사님의 엄포는 그저 겁주는용일 뿐이었다.
무슨 말인고 하니, 결국 현우 다이버에게는 Yo~ Yo~ 디제이쿠ㅋㅋㅋ를 붙여주었단 이야기쥐..
뭐.. 벨라 강사님만큼 편하긴 하겠냐마는..
그래도 없는것보다는 훠얼씬 나았던지라 현우의 표정도 한결 밝아졌다.
실제로 세번째 다이빙 내내 디제이쿠는 굳건한 팔로 현우의 목을 움켜쥐고 다녔다 ㅋㅋ

끊임없는 걱정을 안고 시작한 다이빙은 생각보다 할 만했다.
의외로 어제 그렇게도 안되었던 이퀄라이징도 오늘은 잘만 되더라....으응?;;
중성 부력을 유지하면서 유유히 떠다니는 것도 어제보다는 훨씬 편하고 즐거웠다.
이제 정말 다이버가 된 듯한 기분....^^;

다만.. 벨라 강사님이 나오지 못한 관계로 세번째 다이빙의 사진은....

..........


단 한장도 읍따 ㅠㅠ

뭐 어쨌든 다이빙은 즐겁기만 했는데...
문제는... 무사히 다이빙을 모두 끝내고 올라오던 길....
어제 현우가 다이빙을 끝내고 수면 위로 올라오는 순간에 속이 너무 안 좋다고
결국은 선 상에서 속을 게워냈었는데,
오늘 드디어 그 기분을 체험하게 됐다.
이상하게도 다이빙하는 동안은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수면 위로 부상하는 순간 심한 멀미를 하게 된 것이다.
뭐랄까... 거칠게 운전하는 버스를 오랫동안 탄 기분이랄까...ㅠㅠ

수면 위로 올라와 둥둥 떠 있는 상태로 오션홀릭 배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은 정말 곤욕 그 자체였다..
멀미의 절정이었다..ㅠ
아무래도 피곤한 몸에 밤새 술을 달린 것 때문이리라.

멀리서 처언처언히~~ 다가오는 오션홀릭 배.. 
(그렇다.. 그 순간은 그렇게 그렇게 느리게만 보였다ㅠㅠ)
간신히 장비를 풀고 배에 타고 나니, 반가운 얼굴이 보였다.
그것은 바로 머쓱한 표정의 벨라 강사님 ㅋㅋㅋㅋㅋㅋㅋ

미안한 표정으로, 하지만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배에 타있더라 ㅋ
더불어 밝아지는 현우의 표정 ㅋㅋㅋㅋㅋ
그 이후로도 격렬한 배멀미를 계속 했으나 이상하게도 토는 할 수 가 없어서 속은 계속 불편하기만 했다.

계속되는 배멀미로 선상 휴식시간은.. 휴식시간이 아니었다...ㅠ
어느새 휴식시간이 끝나고, 재빠르게 찾아온 네 번째 다이빙..
(실제로는 무려 1시간 40분이나 쉰 것이었지만!!! )

왠만하면 쉬고 싶었으나, 
이번 포인트인 캐티드랄 포인트는 깎아지른 절벽에 산호초 군이 형성되어 너무 아름답다고 
어제부터 이야기를 들어왔기에 도저히 포기할 수가 없었다ㅠㅠ

네번째 다이빙에서는 결국 현우가 포기해 버렸다.
아무래도 멀미가 너무 심한 모양이다.
모처럼 벨라 강사님이 다시 나와줬건만... 뭐 어쩔수 없는 일이었다.
어제처럼 현우를 다독일 만큼 내 상태도 그리 좋지 않았다...;;
뭐... 벨라 강사님이 바닷속에서 현우를 돌보지 않은 덕분에
네번째 다이빙은 유난히 사진수도 많고 퀄리티도 좋긴 했다 ㅋㅋ

운좋게도 세번째 다이빙까지는 잘 된듯 했으나,
배멀미를 안고 들어간 네번째 다이빙은 그리 호락호락 하지 않았다.
아니 엄밀히 이야기하자면, 다이빙 자체는 역시 또 괜찮았다. 세번째 다이빙보다 한결 더 쉬워진 중성부력 맞추기로

'아, 이렇게 하는게 펀다이빙일까?'

라는 생각으로 자유롭게 헤엄쳐 다녔다.

[ 재키 강사님이 툭 던져줘서 봤더니 똥물고기 ㅋㅋ (동민 다이버 작명)
미안.. 이름모를 필리핀 물고기야ㅠ 그래도 한국어니까 못 알아듣지?ㅠ]

[ 앗! 무천도사님 발견!! 잡아랏! ]

[ 바다에선 그 무엇보다 빠른 바다거북이가 우리 따위에게 잡힐리 없다... ]

[ 브이 포즈는 이제 제발 그만하라는 벨라 강사님의 고견을 받들어.... 뿌잉뿌잉 >_< ....읭?;; ]


문제는 장비였다. 그저께도, 어제도, 그렇게 이틀동안 아무 문제 없었고,
심지어 오늘 했었던 세번째 다이빙까지도 아무 문제가 없던 마스크였는데,
이번 다이빙에서는 뭔가 이상했다.
물 속에 뛰어들기 전부터 선상에서 잠깐 쓰고 있는 동안도 인중이 무언가에 눌려 몹시 아팠는데,
다이빙을 하는 한시간 동안 인중이 너무 아파 참기가 힘들었다.
안그래도 부력 맞추기, 이퀄라이징, 바닷속 구경하기 등등
초보 다이버에게는 신경써야 할 것들이 너무 많은데,
도저히 마스크 때문에 다른 것들에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수압 때문에 온다는 스퀴즈 현상은 분명히 아니었다.
물속에서 코로 호흡도 많이 내뿜어 줬고, 문제는 입수하기 전부터 아팠다는 사실이니까.
암튼 한시간 내내 얼굴은 아파오고, 속도 그닥 좋지 않고ㅠ


[ 대박사건! 승우 다이버, 한국인 최초로 바다거북이와 악수 성공! ㅋㅋㅋㅋㅋㅋ ]
(사진을 확대해보면 바다거북이의 '얜 뭐임?????' 어이상실 표정이 보임...ㅋㅋㅋ)

[ 난 버림받았다...ㅠ ]

[ 제갈공명 부채 모양의 산호초 및 각종 산호초가 왠 밧줄에 주욱 매달려 살고 있다^^ ]

[ 착한 사람만 보이는 물고기 위장술 - 너 이녀석, 생선 주제에 꽤 하잖아? ]

[ 커다란 부채 모양의 부채산호 - 이번 포인트는 유난히 산호초가 많다 >_< ]


어쨌든 간에 고통을 참고 했던 네번째 다이빙은 그만큼의 수확이 있었다.
절벽에 형성된 산호초군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핀피봇도 이제 나름 내딴에는 자유롭게 되는 듯 싶어 자신감도 붙었으니..ㅎㅎ


[ 유유히 헤엄치는 나는야~ 바다사나이! ]
(궁디 및 허벅지가 나답지 않게 이쁘게 나와 맘에 드는 사진 ㅋㅋ)

[ 한 폭의.... 화면보호기.... 으응?;;; ]

[ 유난히 예쁜 사진이 많이 찍힌 네번째 다이빙 무사 종료!! ]
(부제 : 승우의 뿌잉뿌잉 입문기)

 문제는 역시 또 다이빙의 마지막!!
수면으로 부상하는데 결국 일을 내고 말았다.
상승하는 중간에 참을 수 없이 심한 구토를 느꼈고,
결국은 필리핀의 물고기들에게 영양가 높은 식사를 한가득 뿌려준 것이다 ㅋㅋㅋㅋ

이때 인생에서 경험해 보기 힘든 새로운 사실 하나를 깨닫게 되었는데,
그것은 바로 수중에서도 토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ㅋㅋㅋㅋㅋㅋㅋ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생각보다 그렇게 힘들지 않다...ㅋㅋㅋ 나름 뒷처리도 깨끗하고....;;;;;


끼고 있던 마스크를 벗고 토를 하고

다시 마스크를 끼고 숨을 쉬고

다시 또 마스크를 벗고 토를 한다-_-;;;

(....죄송합니다... 꾸벅...)

초보 다이버들이 실수해서 물을 먹게 되면 긴장해서 패닉 상태에 빠지게 된다고 하는데,
오늘 네 번째 다이빙을 끝내고 이게 무엇인지 몸소 깨닫게 되었다...-_-
구역질이 계속 이어지니, 마스크를 도저히 다시 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토를 하고 본능적으로 숨을 들이마시려다가 바닷물을 한가득 먹고
숨을 못쉬고 또 다시 토를 하는 상황이 몇번 반복된 것인데,
개헤엄을 쳐대며 수면 위로 급상승해버린 것이다.

어찌됐든간에 수면 위로 두둥실 떠올라 드디어 공기로 숨을 쉴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인데...
멍청하게도 BCD에 부력을 넣지 않아 수면 위로 떠올랐다가 계속 가라앉은 것이다.
수면 위에서 코로 숨을 한가득 들이 마쉬고
몸이 가라앉으면 팔다리로 개헤엄을 쳐서 수면 위로 또 간신히 떠오르고..
떠올라서 숨을 또 들이마시고 또 가라앉고...-_-....
물에 빠진 사람이 죽기 직전에 한다는.. 세번 떠오르기.. 딱 그것이었다-_-
.... 그 순간만큼은 부력장치인 BCD 및 산소통을 내 몸에 차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잊은 것이다.
위험 상황에서의 패닉 상태가 이래서 무서운 것인가보다...

이렇게 삽질의 한중간에 있는 와중에.. 어렴품이 멀리서 재키 강사님의 외침이 들려온다...

"부력!!!!!"

....-_- 그렇구나... 부력이구나....
그래... 부력이지.......
재빨리 BCD에 부력을 넣는다....;;
몸이 두둥실 수면 위로 뜬다...
.....편하게 토를 한다... 편하게...
-_-...
...난 그렇게 살아났다....
....계속 토를 하는 와중에도 평온을 되찾는다....
ㅋㅋㅋㅋ

....술은.... 나쁘다....

배에 올라와서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점심은 어제와 같이 그릴 요리였는데,
더욱 심해진 배멀미로 인해 그 맛있는 식사도 거의 하지 못했다...
....나를 향해 예쁘게 그 속을 보여주고 있는.. 망고도 먹지 못했다...ㅠㅠ

점심시간 내내 풀린 눈으로 먼 하늘만 바라보고,
수면 휴식 시간 동안에도 배 난간에 누워 잠을 자는둥 마는둥...ㅠ
결국은 승우가 힘겹게 일궈놓은 다섯번째 다이빙은 포기하고 만다.
네번째 다이빙은 포기했지만 다섯번째 다이빙만은 꼭 하리라!! 의지를 불태우던 현우..

하지만 의지와는 다르게 급구토증세를 보이며 결국 현우마저 다섯번째 다이빙을 포기해버려서
다섯번째 다이빙은 에이스 다이버 승우 혼자 나선다. (물론 강사님들과 함께;;)
결론적으로 승우는 다섯번, 난 네 번, 현우는 세 번의 개방수역 다이빙을 하게 되었다.
딱 다이빙 실력 순서대로다 ㅋㅋ

승우가 다섯 번째 다이빙을 나선 동안 현우와 함께 배 위에서 숙면을 취했다.
대략 한시간쯤 수면을 취하고 나자 간신히 상태가 조금 나아졌다.

아래 사진들은 홀로 나선 승우의 다섯 번째 다이빙..
너무너무 아쉽게도... 수천마리가 떼지어 다니면서 장관을 이룬다는 잭피쉬가
결국 다섯번째 다이빙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말았다.
바다거북도 또 보고.. 여튼 여러가지 진귀한 경험을 많이 했다고 한다...ㅠㅠ

...으흑!!!!
아쉬우니... 걍 사진이라도...

[ 바다거북을 관찰하며 재키 강사님과 다정하게 한 컷! ]

[ 동민 다이버 대신 무천도사로 다이빙 파트너를 바꾼 승우 다이버ㅠ ]

[ 이것이 그 장관이라던 잭피쉬..ㅠ 안타깝게도 사진에는 잘 안 찍혔다.. 다행이다 ㅋㅋ ]

[ 결국 승우 혼자만 구경한 갑오징어..ㅠ 흥! 난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볼테다!! ]

[ 응???? 너흰 누구냐... ]

[ 승우의 베스트샷! ㅋㅋㅋ 네번째 다이빙에서도 만난 적 있는 똥물고기.. 미,미안..ㅠ ]


다섯번째 다이빙을 끝내고 승우가 다시 배 위로 올라왔다.
성공적인 마지막 다이빙을 자축하며 승우와 재키 강사님이 맥주 한캔을 하는 모양이다.

[ 아놔- 술도 잘 못 마시는 사람들끼리 ㅋㅋㅋㅋㅋㅋㅋㅋ ]

어렴풋이 들리는 재키 강사님과 벨라 강사님, 승우의 목소리를 자장가 삼아
끊임없이 잠을 청한다 ㅎㅎㅎ
...왜냐하면 난 오늘밤에도 또 놀아야 하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시 후, 정신을 차리고 잠을 깨고 나자
대망의 수료증 전달식이 있었다.
비록 마지막 마무리는 좋지 못했지만,
어쨌든 난 성공적으로 정해진 과정을 모두 이수했다 ㅋㅋ
재키 강사님으로부터 PADI Open Water Diver 수료증을 인수 받는다.
감동의 순간이 아닐 수 없....
...지만 뭐, 정신이 없어서 ㅋㅋㅋ 그냥 받고 사진만 찍었다 ㅋㅋ
수료증 받는 순서만은 다이버 순서가 아닌.. 나이순으로 ㅋㅋㅋㅋㅋ
역시... 누가 뭐래도 한국인들이다...!!!

[ 마치 카우보이 자격증이라도 딴 듯하다. ]

[ 현우 다이버님은 일단 수료증은 주지만, 꼭 AS 받으러 오셔야 해요! 라는 멘트를 잊지 않으신 재키 강사님 ㅋ ]

[ 최고의 다이버 승우! 멋지구리! 왠지 재키 강사님의 표정도 유난히 밝다 ㅋㅋ ]


[ 뭐 어쨌든.. 이젠 다이버 세남자!!!! ]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시 보홀섬으로 뱃머리를 돌린다.

...사실 아쉬움이고 뭐고.. 돌아오는 뱃머리에서도 다시 한번 잠을 청한다...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난 오늘밤에 놀아야 하니까 >_< 
꺄꺄꺄!!!

발리카삭 섬아..
안녕~~!
다음 기회에 또 만나요 >_<
또 만나는 날은 이렇게 달리지 않을테요~~!!
ㅠㅠㅠㅠㅠ

[ 안녕, 발리카삭 ]

한결 나아진 몸상태로 강사하우스에 도착했다.
아침에 이미 짐을 강사 하우스로 빼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이곳에서 세부 시티로 돌아가기 위한 마지막 준비를 한다.

샤워를 하고, 며칠동안 널부러뜨린 채 사용해왔던 짐을 다시 한번 추스린다.
며칠 후 한국으로 돌아온다는 벨라 강사님과는 한국에서의 조우를 약속한다.
....술을 못하시는.... 벨라 강사님이지만.......
왠지 한국에서 금요일밤에 만나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ㅋㅋㅋㅋ

5시반에 예약해 두었던 오션젯 시간에 맞추기 위해 오후 4시 반 즈음을 지나.. 강사 하우스를 떠난다.
그렇다. 다시한번 이야기해 주지만, 오션젯을 타기 위해서는 반드시 30분 전에 항구(PIER)에 도착해 있어야 한다.
며칠간 정들었던 건물도, 개도, 벨라 강사님도, 대니 강사님도.. 
헤어짐은 언제나 섭섭하기만 하다..

맨처음 재키 강사님을 만났을때 (헉.. 생각해보니 그래봐야 이틀전이다..)
직접 몰고 오신 4WD 차량을 타고 항구로 향한다.
팡글라오 섬을 벗어나 보홀섬으로 들어선다.
3일 다이빙하는 동안 왜 택시를 타고 보홀섬 쪽으로 한번 나와 보지 않았나 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사실 팡글라오 섬에 머무는 동안은. 그냥 여기가 보홀섬이라고 생각하고 있긴 했다...;;;;

항구의 터미널피를 내는 것까지는 재키 강사님이 마지막으로 도와주신다.
3일간의 즐거운 만남에 정.말.로 마지막을 고하고,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드린 후,
우리 세 남자는... 다시 우리만의 길을 떠난다. 

(오.. 왠지 이말 멋진데?? 스스로 쓰고 스스로 감탄중..
은근슬쩍 볼드체로 바꿔놓음...)


[ 재키 강사님, 우리들이랑 즐거우셨죠? ㅋㅋㅋ ]

이노므 오션젯이 30분이나 연착되는 바람에 하릴없이 우리 셋은
한시간동안 항구에서 시간을 보낸다.
이상하게도 이틀전 보홀섬에 들어오는 배에서는 한국인을 거의 볼 수 없었는데,
세부섬으로 돌아가는 배에는 한국인들이 유난히 많다. 
여행와서까지 빡세게 6시 첫배를 타는 한국인은 없어서였을까?^^;
암튼 우리 역시, 하루중 마지막 배시간을 고르면서까지 하루를 빡빡히 놀아댄
수많은 한국인들과 함께 오션젯에 몸을 싣는다.

[ 아무리 기다려도 배는 오지 않고...ㅠㅠ ]

[ 한시간의 무료함을 잠시나마 달래준 맹인 합창단 ]

[  안타깝게도 이 이후의 사진은... 거의 없다...ㅠ 역시 벨라 강사님이 있어야..ㅠ ]


오션젯은 역시나 추웠다.
워낙 피곤했던터라, 수백번씩 깨면서도 계속 잠을 청하긴 했지만..
추운건 어쩔 수 없었다.. 몸이 덜덜 떨리면서 예감이 불안했다..
아니.. 잘 살지도 못하는 나라에서 웬 에어컨을 이리 틀어대는 거람...ㅠㅠ

불길한 예감은 틀리는 법이 없다...ㅋㅋ
두시간 내내 쌩쌩 거세게 불어대던 에어컨 바람과 맞서고 나니,
배에서 내리는 순간의 내 몸은 이미 오한으로 떨리고 있었다.
몸살 기운이 올라오고, 눈에 열이 차기 시작했다..ㅠ

이 와중에 사고까지 쳐버렸는데,
예전 포스팅에서 한번 주의를 준 적이 있었던 물품보관증에 대한 것이다...
보홀항에서 짐을 맡기고 받은 물품보관증을 잃어버린 것이다.
세부항에서 우리의 캐리어를 찾아가려 했더니만, 직원이 보관증을 내놓으란다.

난 아무리 찾아도 없었고. 애꿎은 현우에게 혹시 내가 너한테 준거 아냐? 막 이러고..ㅠ
현우는 계속 나한테 있다고 하고..
셋이 옥신각신 하고 있던 모습이.. 여간 한심스러워 보였나 보다.
내내 지켜보고있던 직원이 한마디 툭 던진다.

"얘들아- 그거 없어도 괜찮아-_- 좀 기다려봐.."

하아... 그 한마디에 간신히 패닉에서 벗어나 차분히 사람들이 짐을 다 찾아가기를 기다린다.
결국 모든 승객들이 자신들의 캐리어를 다 들고 가니, 덜렁 우리 셋의 캐리어만 남는다 ㅋㅋㅋ

뭐 암튼.. 무사히(?) 캐리어를 끌고 항구를 벗어나 길가로 나온다..
길가로 터벅터벅 걸어오자니 또다시 택시 호객 전쟁이 시작된다.
너무나 한적하고 너무나 이국적이어서.. 그야말로 휴양지와 다름없었던 보홀과는 정말 딴 판이다.
물론, 우리가 오션젯을 타기 직전에 재키 강사님 차에서 보았던 보홀섬 역시
우리가 3일간 있었던 팡글라오 섬과 비교하면, 신세계이긴 했다.
(그렇다.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우리가 다이빙을 위해 머물렀던 곳은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보홀섬 옆에 위성처럼 작게 붙어있는 팡글라오 라는 작은 섬이다,)

아무튼 또 다시 시작된 택시 전쟁.. 나름 며칠동안 쌓인 여행객의 포스로
수많은 호객꾼들을 뚫고, 택시로 직진하......
...려다가 결국 metered taxi로 안내해주는 호객꾼 한명의 도움은 받기로 한다^^;

뚱한 얼굴의 말없는 택시 기사(뭐 이런 얼굴이 오히려.. 사기꾼과는 거리가 멀어보여서 안심이 되긴 했다)가
운전하는 택시를 탄다.
호객꾼 녀석이 팁을 요구한다. 20페소(약 550원)를 툭 건내고 떠나려니, 
이 넘이 택시 창문 사이로 3배의 돈을 요구한다. 자기들은 3명이 한 팀이기 때문에 3명에게 모두 줘야한단다.

"N~~~O WAY. that's just enough!!!"

통쾌하게  외쳐준 후, 당당하게 택시기사에게 고!!! 를 외친다 ㅋㅋ
(호객꾼들의 제의를 거절할 때는 항상 당당해라!)
이 기사 아저씨.. 다행히도 아무말 없이 스윽 출발한다...ㅋㅋㅋㅋ 만쉐~~

결국 우리는 필리핀에 와서 단 한번도 미터기 문제로 인해 실랑이를 해 본적이 없는 행운의 여행객이 되어버렸다 ㅋ
다만, 택시 기사가 호텔 위치를 정확히 몰랐음에도 불구하고 일단 출발한 후,
중간에 택시를 세우고 사설 경비원에게 길을 물어보는 만행을 저지르긴 했으나....
다행히도 호텔 약도 및 영문 호텔 주소를 들고 있어 쉽게 찾아갈 수 있었다. 

다시 한번 주의해야 할 점!!! 호텔 약도 및 영문 호텔 주소를 반드시 인쇄해 가자!!

미터기를 켠 채로 Holiday Spa Hotel로 이동한다.
주변에 클럽 및 안마 등, 놀거리가 많아 한국에서부터 미리 예약해둔 곳이다.
나름 3성 호텔인데도, 가격이 저렴하고 위치가 좋아 딱이다! 라는 생각으로 예약한 곳인데,
막상 호텔에 도착해보니.. 다들 입이 떠억-!!

물론 우리가 그동안 좀 안 좋은 숙소를 전전하며 불쌍하게 돌아다녔기 때문에,
더더욱 감동한 감도 없진 않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객관적으로 보아도 남자 셋이 머물기엔 꽤나 괜찮은 곳이었다.
호텔 수영장도 고급스러웠고, 방도 몹시나 깨끗하고 좋았다.

그 누군가의 블로그에서
필리핀에서 좋은 한국 모텔 수준의 숙소를 발견했다면 그곳은 꽤 좋은 곳이다.
라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이곳이 딱 그런 곳이었다!!
뭐 우리는 계속 밖에서 놀다가, 
호텔로 돌아와서 잠깐 잠만 잘 것이었기 때문에... 사실 이 정도의 호텔도 필요없긴 했다...

어쨌든 나름 감동 받은 세 남자, 쓸데없이 호텔방 사진을 찍어댄다...ㅎㅎ
(밖에서 놀 때 사진을 찍었어야지!!! ㅠㅠ)

[ 깨끗하고 넓은 침대! ]

[ 잘 정돈된 넓은 실내 구조와.... 승우의 알몸!! 꺄아 >_< ...응?;;; ]

사실 복도나 수영장, 로비 등 객실 외부의 시설들이 고급스럽고 예뻤는데, 어쩌다보니 방사진만 찍어버렸다;;

하이라이트는 바로 아래의 사진..
피곤한 몸을 잠시 누일 겸, 짐정리도 할 겸, 저녁 계획도 세울 겸.
침대에 다들 걸터 앉거나 누워서 TV를 틀었는데,
어디선가 익숙한 노래소리와 가사가 들리는 것이다!!
현지어인줄로만 알았던 가사를 자세히 읽어보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같은 하늘 다른 곳, 너와나 위험하니까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한류는 위대하다!! ㄷㄷㄷ

방에서 짐정리를 간단하게 하고 거리로 나섰다.
원래의 계획은 클럽이나 바에 가서 식사도 하고, 놀기도 하려 했던 거지만..
(그렇다. 신기하게도 세부의 클럽에서는 식사도 가능하다. 치킨 안주.. 뭐 요런거 ㅋㅋ)
몸이 안 좋았던 관계로(몸살 ㅠㅠ) 모든 게 귀찮아진 상태였다.
밤 늦은 시간이었지만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저녁식사를 하기위해 식당을 방문하기로 했다.
다 지나고 나서 지금 생각해보면, 이건 결국 대단히 멋진 결정이었다 >_<!!

앗! 여기서 잠깐!!
세부에 여행을 온 우리에게는.. 다이빙 자격증 취득 이외에도 또 하나의 목표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지프니를 타는 것이었다!!!
(지프니에 대해서는 
포스팅의 5-(2) 지프니 참조!!)

밤에 타는 것은 살짝 위험하다는 블로그를 본 적이 있었으나,
막상 길가에 서서 지나다니는 지프니를 보니 생각만큼 위험해 보이지는 않았다.
그렇다. 지프니는 그저 필리핀 서민들이 어딘가로 이동하기 위해 타는 교통수단일 뿐이다!!
우리가 한국에서 지하철을 타듯..
지프니를 탄 누군가는 여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약속장소로 이동중일 것이고,
또 누군가는 살짝의 야근 후 피곤한 몸을 쉬이러 집에 가는 중일 것이다.
필리핀 사람들의 극히 평범한 일상에 이렇게나마 들어가 볼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다만.. 지프니를 타고 어디로 가야할지 알 수 없다는 게 큰 문제였다.
앞선 포스팅에서 설명했듯이 지프니는 택시가 아닌 버스에 가깝다.
즉, 종점을 두고 운행하는 대중교통수단인 것이다.
우리는 하다못해 어디로 가야할지 목적지조차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다. 마지막날 밤 하루쯤은 무계획으로 놀고 싶었다^^ 100% 계획적으로 움직이면 숨막히자나...ㅋㅋ)
지프니를 도저히 탈 수가 없었다.
그렇게 망설이는 대략 5분 동안 택시가 한 10대는 서서 빵빵거리며 타라고 종용한 것 같다.

시간은 점점 흘러가고.. 도저히 안 되겠다고 생각한 나는..
일단 고!! 를 외친다 ㅋㅋㅋㅋ
용감하게 길거리에 서 있다가 자리가 그럭저럭 비어있는 지프니를 발견한다.
(지프니는 대부분 자리가 꽉~~~~ 차 있다... )
손을 번쩍 들어 흔들자, 지프니가 익숙하게 우리앞에 멈춰 선다.
두근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동생들과 지프니에 폴짝 올라탄다.

아무래도 지프니에 타고 있던 필리피노들의 시선이 느껴진다.
다행히도... 그동안 만나왔던 관광지에서의 필리피노들이 아닌
말그대로 일상의 한복판에 있는 필리피노들이어서인지 그렇게 집요한 시선을 주지는 않는다.
다만 우리가 서울에서 외국인을 보듯.
한두번 흘끔거릴 뿐이다.
안도감반, 실망감반을 안고 지프니를 타고 달린다.
역시나 우리의 목적지는..... 없다.

"우리 이거 타고 가다가 좀 번화한 곳 보이면 내리자 ㅋㅋㅋㅋ"
라고 정말 대책없는 말을 내던진다...

"그러다 안 나오면?"

"그럼 뭐... 종점에서 택시타고 돌아오지 뭐 ㅋㅋㅋㅋㅋㅋ"

그렇다... 여행은 이런 맛에 한다...
서울에서는 이럴 일이 없다... 절대로...
(일단 저런 뻘짓을 할 만한 택시비가 없다 ㅋㅋㅋ)

지프니는 1인당 무조건 7 페소라는 이야기를 들었으나 혹시나 해서, 다시 한번 확인해본다.
난 지프니 기사에게 물어보고, 동생들은 동시에 지프니 승객들에게 물어본다.
대답은 양쪽 모두 8페소. 그 사이에 살짝 올랐나부다.

이전 포스팅에서 이미 설명해 놓았지만, 지프니를 타는 방법은
처음 필리핀을 와본 사람에게는 생소할 수 있다.

먼저,길거리 아무곳에서나 지프니가 지나갈 때 손을 흔들면, 지프니가 멈춰선다. (이것은 마치 택시와 흡사하다)
그리고 내리고 싶을 때는 좌석 위의 쇠손잡이를 동전으로 탕탕 치거나 기사에게 소리질러 내리겠다고 한다.
돈은 기사에게 직접 건내주어도 되고, 
사람이 많아 기사에게 직접 줄 수 없을 경우에는, 다른 손님에게 전해달라고 주면, 릴레이로 전해준다. 
다른 사람의 돈도 마찬가지로 우리가 전달해 주어야 한다. 
이런 모습은 이미 이집트에서 익숙하게 겪은 풍경이었다^^
이집트에도 필리핀의 지프니와 무척 흡사한 대중교통수단이 있다.

아무튼 원래 이야기로 돌아와서....
그렇게 완전 무계획으로 지프니를 타고 두근 두근 이동하던 중, 정말정말 신기하게도 번화가가 떡하니 우리 눈앞에 나타났다!
넋놓고 거리만 바라보고 있던 우리는 괜시리 마음이 급해져...
"야야!! 내리자 내리자!!"
하면서 동전지갑을 뒤지다보니, 지프니는 이미 한참을 더 지나버렸다.
한국의 버스 정류장 거리 기준으로.. 1~2 정거장 쯤 더 왔을까...
25 페소를 준비하여 기사에게 건내준다.
"Keep the change!!"
1 페소는 쿨하게 팁이다... (대략 25원 ㅋㅋ)

지프니로 조금 더 지나쳐 온 길을 터벅터벅 다시 걸어 돌아온다.
지프니에서 봤던 기억을 더듬어, 번화가 끝에서부터 초입까지 쭈욱 걸어가며 괜찮은 식당을 찾는다.
번화가 끝에서 DAKIMONG이라는 무척 고급스런 식당을 찾아 낸다.
외부 인테리어도 이국적이고, 내부 시설도 깔끔하고 좋다. 크기도 엄청 크다.
스윽- 안쪽을 들여다봤더니, 왠 양아치 한국인 유학생들로 보이는 무리가 식사를 하고 있다. (미안, 얘들아 ㅋㅋ)
에잉~ 여긴 시러!
결국 번화가 초입까지 걸어간다...

번화가 초입까지 걸어오는데 30분이 넘게 걸렸는데, 
결국은.. 맨처음 봤던 번화가 끝의 그 DAKIMONG이라는 식당이 제일 좋아보인다.
다시 왔던 길을 돌아간다 ㅠㅠ 이번엔 지프니도 없다.
뭐... 나름 번화가를 즐기기로 한다... 몸은 여전히 아프다..ㅠ

그나저나... 꽤나 멋지고 고급스런 거리여서 나중에 한국에 와서 구글맵으로 찾아보니,
한국 유학생들 및 중국, 일본인들이 노는.. 나름 꽤나 좋은 번화가였다.
서울에서의 가로수길... 정도랄까? ㅋㅋ
그냥 우연찮게 방문한 거리치고는 상당히 괜찮은 곳이었던 것이다 ㅋㅋㅋ


여기서 중간 정리도 할 겸 이날밤 우리가 이동했던 거리를 지도로 정리해보았다!

[ 마지막날 밤의 여정! ]


지도에서 확인해보면 우리가 묵었던 Holiday Spa Hotel의 위치가 상당히 좋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Holiday Spa Hotel의 초입에 ("지프니 탄 위치"라고 표시된 지점)
Flora Spa Hotel 이라는 이름의 호텔이 있다.(뭐 어쨌거나 저런 비슷한 이름이었음..)
이 호텔은 Holiday Spa Hotel과 전혀 다른 곳이니 주의할것!
우리의 경우에는, 택시 기사가 이곳과 헷갈려 이 호텔 앞에 우리를 떨궈줬다.
다행히도 Holiday Spa Hotel까지 걸어서 3~4분 거리였지만...

암튼 큰 기대를 안고 DAKIMONG이라는 레스토랑에 들어갔는데...
당황스러운 시츄에이션이 발생하고 말았다!!

우리는 단지 4박 5일로 여행을 간 여행객이었기 때문에 최대한 한국적인 것들과는 멀리하고 싶었다.
다이빙이야 목숨이 걸린 것이니만큼 어쩔수 없이 한국 업체에서 했지만..^^;

그래서 저 번화가에서도 한국이나 중국, 일본 음식점들은 피해서 현지 레스토랑 중에서
가장 고급스러워 보이는 곳으로 들어간 것이었는데....

부푼 기대를 안고 펼친 메뉴판의 첫 페이지에 등장한 것은...
다소곳하니 등부분만 물 위로 섹시한 모습을 드러낸 닭 한마리..
그리고 그 아래 친절하게도 어딘지 꽤나 낯익은 언어로 쓰여있는 세 글자..

"삼 계 탕"

ㅡ_ㅡ........응?;;;;

잘못 본거 아니겠지... 라는 생각에 다음 페이지로 넘기니..
빠알간 닭 조각들이 먹음직스럽게 볶아져 있다...
역시 익숙한 언어로...

"춘 천 닭 갈 비"


....ㅠㅠㅠㅠㅠㅠㅠ 이,이건 아니자나...
당황해서 휘리릭 넘기는 메뉴판 한장한장마다...

삼겹살, 목살, 항정살, 김치찌개, 된장찌개, 비빔밥....ㅠㅠㅠ
심지어 해장라면...까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왈칵...ㅠㅠ

메뉴판을 본 후에야 주위를 둘러보니.. 테이블 구조도 한국 고기집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그런 구조였다. 가운데 화로불을 넣을 수 있게 구멍이 있고 은색 원 뚜겅으로 덮여있는...

[ 이건 무려 닭갈비 먹는 테이블... 정말 딱 한국이다;; ]

너무 어이없고 황당해서 직원들에게 여기 한국 레스토랑이냐고 물었고,
오히려 더 당황한 듯 보이는 종업원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난감해한다...-_-

우리는 바로 나갈 채비를 하며 일어서서 계속 
"우리는 필리핀 레스토랑을 찾고 있다"
라고 이야기했고, 종업원은 당황한 와중에도 일단 앉아서 얘기하잖다 ㅋㅋㅋㅋㅋㅋㅋ

왠지 그 마인드가 기특하여, 다시 자리에 주저앉는다.
다시 한번 의사를 명확히 전달한다.
필리핀 종업원, 또 당황해주신다.
우리의 대화 대용은 대략 다음과 같았다.

"우리 필리핀 레스토랑 찾고 있다"

"여기 필리핀 레스토랑 맞다. 우리 종업원들을 봐라. 전부 필리핀 사람이자나"

"그럼 이 메뉴판은 도대체 뭐임? 심지어 한국어다"

"....너희 한국 음식 찾고 있는거 아냐?"

"아니, 그게 뭔 소리야~ 필리핀 레스토랑 찾고 있다니까!"

"응? 너희 한국 사람 아니야?"

"ㄴㅇ먀ㅓㅍ90ㅕㅑ309ㅕㅓ4ㅗㅜㅍ4ㅑㅕ
뭔소리야-_- 우리 한국 사람 맞지. 그래서 필리핀 음식 찾고 있다니까~"

"응??? 근데 한국 음식 안 먹어?"

"으어억.... 하,한국 사람인데.. 여행 온거라서.. 한국 음식 먹기 시러... 필리핀 음식..ㅠㅠ 먹고 시퍼..ㅠㅠ"

"응?????????????? 너희 한국 사람 아니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완전 웃기는 시츄에이션.. 대화는 쳇바퀴 돌 듯 계속 이어지고.
심상치 않은 낌새를 눈치챘는지 저~~~ 멀리서 다른 종업원이 온다. (그렇다, 가게가 더럽게 크다)
아참... 여기서 한가지 사실을 발견하게 되는데... 가게 앞에 영어로 쓰여있던 가게 이름은
알고보니 한국어였다...

DAKIMONG = 닭이몽

-_-


아무튼.. 앞선 첫번째 종업원은 은근히 아이유를 닮게 귀엽게 생긴 여종업원이었다면,
두번째로 온 종업원은 마치 한국 아이돌 스타처럼 생긴
귀염장한 남종업원이다. 게다가 이녀석 센스도 있고, 영어도 잘한다.
다시 한번 의도를 설명했더니. 바로 알아듣고,
아~~ 그럼 자리를 다른 테이블로 옮기시라~~~
라고 이야기한다.

가게의 다른 테이블로 옮겼더니, 고기 굽는 테이블이 아니라 일반 테이블이다.
이제야 뭔가 이야기가 되는가 싶어, 
이제 필리핀 음식 메뉴판을 달라! 이랬더니,
그런거 없댄다 ㅋㅋㅋㅋㅋㅋ
그냥 자기가 추천해주겠대...ㅋㅋㅋㅋㅋ

...그래, 오늘 네 놈이 우리에게 메뉴판에도 없는 음식 추천면서 제대로 바가지를 씌우려 하는구나! 내가 속는가보자!
...라는 심정으로 어디 한번 추천해봐! 라고 이야기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 종업원 두 명... 엄청 친절한 아이들이었다...ㅠ 얘들아, 의심해서 미안 ㅠㅠ)

그러자 그 귀염장한 녀석, 바로 메뉴 하나를 이야기 한다.
필리핀 전통 음식이고, 면 음식이고, 뭐가 어쩌고 저쩌고 설명한다.
그래서 응응~~ 알겠어. 알겠어. 그래서 얼마야!
라고 공격적으로 물어봤더니.
180 페소란다... 5천원 돈이다. 그것도 이런 고급스런 곳에서...
메뉴판에 있던 다른 한국 메뉴들을 확인해봤더니, 대부분 150~200 페소이다. 
사실 보홀에서 먹었던 음식들도 대략 이 가격이다.

어엇? 이 녀석 의외로 바가지 안 씌우자나? 라고 생각하며,
슬그머니 미안한 마음에 "그래, 그럼 그거 하나 주고. 또 추천해봐~"
라고 이야기 한다.
이녀석, 신났는지 두번째 메뉴를 또 추천해주고, 역시 친절하게 간략한 설명을 덧붙인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또 가격을 물어봤는데, 역시 180에서 200 페소 사이..

조금씩 믿음이 생겨, 그 녀석이 추천하는 메뉴를 가격도 안 물어보고 두어개 더 주문한다.
첫번째 주문 받던 여종업원도 옆에서 열심히 거든다.
둘 다 꽤나 어려 보이는데, 마치 자기 가게인양 참 열심이기도 하다.
어느새 마음이 다 풀어져서 농담 따먹듯 주문을 완료한다.
주문을 다 하는데, 무려 20 분 가까이 걸린 듯하다.

마지막으로 음료 주문을 할 차례가 됐다. 보통 남자 셋이라면, 맥주가 적당하겠지만
유일하게 술꾼인 나는.. 어제 너무 달려놓은 터라, 더이상 마시기가 싫고,
동생들은 당연히 그닥 땡겨하지 않는다.
남종업원은 이미 주문을 넣으러 물러간 뒤였고,
여종업원에게 "망고 쉐이크 셋!" 을 외친다.

그러자 이 종업원 또 당황해 주신다 ㅋㅋㅋㅋ
자기네 가게에는 망고 쉐이크가 없단다. 그러면서, 아니 왜 맥주 안 먹고? 라고 묻는다...
...하긴... 내가 봐도 이상해ㅠㅠ

어쨌든 우리는 망고 쉐이크가 너무 먹고 싶었던 터라,
"We love mango shake sooooooooo much!! ♥" 를 반복하며, 몇번이나 달라고 했지만ㅋㅋ
없는 걸 만들어 줄 수는 없는 것이다ㅎㅎ
아이스티로 대체하기로 했다....

기나긴 주문을 마치고나서야 가게를 다시 한번 둘러보며, 사진도 찍고 여유를 부린다.
이렇게 놀고 있자니, 저 멀리 카운터 쪽에서 우리 눈치를 살짝 살짝 보던 그 여종업원이 다시 다가온다.
그러더니만... 너희 정말 망고쉐이크 먹고싶어? 라고 묻는다.
무슨 말일까 싶어, 응응!! 이라고 대답했더니,
무려 자기가 그 동네에 망고 쉐이크 파는 가게를 직접 찾아가서 사다주겠다고 한다..

응? ㄷㄷㄷ
이것이야말로 정말 예상치 못한 상황이어서, 
우리끼리 어리둥절하며... 지금 영어로 의사소통이 제대로 안되고 있는건가.. 긴가민가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그 얘길 하는게 맞는것 같다..
그래서 당연히.. "아니 괜찮아. 마음만으로도 고맙다...^^"
라고 좋게 돌려보내려는데, 이 아이 한사코 그렇게 해주겠다고 한다.
(처음 메뉴를 시킬 때, 아이유 닮았다고 이야기해준 게 좋았던 걸까??)
한국이었다면 (물론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도 않았겠지만..) 당연히 사양했을 상황이지만...
쌩글쌩글 웃는 얼굴로 계속 사다주겠다고 호의를 배푸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우린 어차피 여행객이고 친절한 현지인의 호의를 거절할 이유는 없어보였다.
어쨌든 저렇게 밝게 웃으면서 도와주겠다는데. 뭐, 나중에 팁이나 후하게 주면 되겠다. 라는 생각이었다.
안면몰수하고 "그럼, 부탁할께!" 라고 이야기한다.

그 종업원이 떠난지 얼마 되지 않아, 슬슬 메뉴가 한개 한개씩 나오기 시작했다.
한국을 제외한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지만, 절대 음식이 일행에 맞추어 한꺼번에 나오지 않는다.
먼저 요리되는게 먼저 나올 뿐이다. 
한꺼번에 나오는것은 한국인들만의 배려심 깊은 문화인듯 싶다.
아무튼 주메뉴가 나오기 시작했는데, 그 이전에 나온 밑반찬들...이 가관이다 ㅋㅋㅋ
역시 이곳은..... 한국 레스토랑이었다...

[ 깍두기, 김치, 부침개, 오이소박이....-_- ]

총 4개의 메뉴를 시켰는데, 무려 3개의 메뉴에 대해서 나름 성공을 거두었던 듯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리핀의 모든 음식은 짜다....ㅠ)

[ Sinigang Na Baboy(좌측상단) : 돼지고기탕으로써,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을 것처럼 보이지만, 어마어마하게 짜다
Adobong Nokus(우측상단) : 오징어 요리. 왠지 한국음식이랑도 비슷한 맛이다
Yang Chow Fried Rice(좌측하단) : 필리핀에서 거의 매일 먹었던 마늘볶음밥. 맛난다 ㅋㅋ
Lomi(우측하단) : 쌀국수 비슷한 것을 죽같은 농도의 국물에 넣은것. 가장 맛있게 먹은 음식^^ ]


꽤 맛있게 식사를 하던 중에 그 여종업원이 어두운 표정으로 재등장 해주신다.
이제 다들 기대마저 하게 된다. 이번엔 또 뭘까....하며 ㅋㅋ

그 망고쉐이크 파는 가게(왠 피자가게란다-_-) 의 망고 쉐이크 만드는 기계가 하필 고장났단다. 
(그 기계는  바로 한국의 일반적인 믹서기 되주시겠다)
정말 너무 미안하다며 어쩔 줄 몰라한다.
이 상황쯤 되자 오히려 우리가 너무 송구스럽고 미안하여 같이 머리를 조아린다 ㅋㅋㅋ
괜찮다고, 그것만으로 너무 고맙다고.....
이 친절한 여종업원은 식사 중에도 우리 자리를 배회하며 두어번 시중을 더 받게 되는데..흠흠.. 

어쨌든 꽤나 만족스러웠던 식사를 끝내고 나온 총금액은 915 페소(약 25000원). 
1인당 메뉴 하나씩 시키고, 음료수도 시켜 먹었는데 말이다. 그것도 이런 고급 식당에서!! 

[ 왠지 그리운 닭이몽 영수증ㅋㅋ 남종업원의 귀여운 한국어 글씨 ]


필리핀이 싸긴 싸구나 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며, 식당을 나선다. 
팁은 현지 물가치고는 넉넉하게 준다.
그래봤자, 한국돈으로는 푼돈이다. 여종업원 - 50 페소, 남종업원 - 40 페소
식사를 끝내고 타이레놀을 한 알 주워먹고 잠시 쉬다가 가게를 나섰더니,
열도 내려가고, 컨티션도 완전 회복되었다!

이제 뭐하러 가지?? 가벼운 수다를 떨며 레스토랑 앞 길에서 택시를 잡으려고 서서 기다리는데,
아이유를 닮은 예의 그 여종업원이 다시 쭈삣쭈삣 가게 밖으로 나온다.

이번엔 또 무슨일인가 하여 물어보니, 이제 어디로 갈거냐고 묻는다.
글쎄 우린 아직 계획없어, 클럽이나 바에 가서 술이나 먹으려고~ 라고 했더니만,
자기는 ONLY 1 o'clock-_-;; 에 일이 끝나니, 그때 같이놀 수 있냐는 거다 ㅋㅋㅋ
아무 계획도 없었고, 여러 가지 사정상 세부의 유흥 문화를 그닥 즐기고 싶지 않았던 우리로서는 오히려 감사한 제안이었다.
오케이 라고 흔쾌히 대답하고 연락처를 받고 1시에 다시만나기로 한다.
저녁식사를 마친 시간이 10시 반이었으니, (당시에 우리는 핸드폰이 없어 시간도 몰랐다) 
무얼 하면서 놀면 좋을까 고민을 하다가, 
역시 유흥 문화는 스킵하기로 하고, 
(그렇다. 내겐 여자친구가 있었다.
......하다못해 세부에 있을 당시만 해도 있었다....ㅠㅠ)
진짜 필리핀 거리를 걸어보기로 결심한다.

번화가를 벗어나서 계속 걸어내려오다보니 관광지도 뭣도 아닌 완벽한 세부의 현지 골목이 나타난다.
서울로 치면, 그냥 강동구 길동의 신명 초등학교 앞 길거리... 뭐 이런 느낌의..-_-
그냥 아무것도 아닌 지나치게 평범한 필리핀 거리다.
인위적인 관광지가 아닌 뤼얼~ 필리핀의 모습을 보고 싶었던 우리에겐 이보다 더 좋은 기회도 없다.
거리를 구석구석 걷다보니,
밤 10시가 넘었는데도, 날씨가 더워서인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동네 여기저기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음료수나 맥주를 한잔씩 손에 쥐고 수다를 떨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관광지가 아닌 만큼, 우리가 지나갈 때마다 모든 이의 시선이 우리에게 꽂힌다.
살짝 부담스럽고 무서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우쭐우쭐한 기분을 느끼며 밤거리 산책을 한다.
그렇지만 역시 관광지에서 벗어난 곳인 만큼 긴장을 늦출 수는 없었다^^

그날밤 우리에게는 두가지 목표가 있었다.
그중 첫번째는 현지 거리 시찰이었고, 두번째는 망고쉐이크를 먹는 것이었다!!!(이놈의 집착이란 ㅋㅋㅋㅋ)

아무튼 약간의 긴장 속에서 길거리 관광을 하고,
신기한 구경거리도 놓치지 않고, 현지 사람들의 표정 하나하나도 놓치지 않았다.

[ 물자판기. 1 페소를 넣으면 생수가 조금 나온다. 신기했던건 집집마다 자판기가 하나씩 있다는 사실! ]
(도대체 왜??? ;; )

안타깝게도 다른 사진들은 찍을 수 없었다. 그곳은 우리가 잘난척하며 구경하고 사진을 찍어갈 수 있는 장소가 아닌,
말그대로 그들의 삶의 현장이었다.

그렇게 신나게 현지의 거리를 대략 30분 정도 걸어다녔을까..?
우리나라의 60년대가 이런 모습이었을까....라고 생각하며
대한민국이 참 대단한 나라구나 라는 생각도 잊지 않고 감상에 한창 빠져있을 무렵!
너무나 생뚱맞게도 갑자기 깨끗하고 화려한 거리가 눈앞에 펼쳐졌다.

소나기가 끝나는 경계 지점에 서있으면 그렇게 신기하다고 하던가?
바로 발 앞은 소나기가 거침없이 내리 붓는데, 내가 서있는 지점은 비 한방울도 안 내리는..
마치 그런 경험을 한 느낌이었다.

내가 1초 전까지 서있던 이곳은 정말 지독히도 현지스러운 필리핀의 한복판이었는데,
사설경비원의 초소를 기준으로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은..
서울에서도 이런 곳이 있을까 싶은.. 너무나 화려하고 예쁜 곳이다.
이곳 역시 나중에 알고 보니 IT Park 라는 매우 유명한 동네(거리? 구역?)였다.
각종 호화 리조트 및 호텔이 모여있고,
커피빈, 스타벅스, 던킨 도너츠 등과 같은 전 세계의 프랜차이즈가 모여있는 곳이었다.
신기하게도 BBQ 와 같은 한국 프랜차이즈도 몇 개 눈에 띄었다.
(흐흙... 왜 이곳 사진을 찍지 않았을까...ㅠ)

조금전까지와는 달리, 이곳의 사람들의 표정에는 모두 여유가 넘쳤다.
여행객인 우리가 보기에도
서양 사람들은 물론이고,
그곳에 있던 필리핀 현지인들 또한 무시할 수 없는 포스를 풍기더라.

한국 레스토랑에서도 한국 음식을 먹지 않았던 우리가 이곳에서 외국 프랜차이즈의 찍어낸 음식을 먹을리 만무했다.
우리의 관심사는 오직 망고 쉐이크! 밖에 없었다 ㅋㅋㅋ
그리고.. 그 화려한 거리에서... 결국은!!!!
찾아내고야 말았다! ㅎㅎㅎㅎㅎㅎ

얼굴 가득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결국 망고 쉐이크를 각자 한손에 쥐고, 거리 구경을 계속한다.

[ 가게 이름만큼이나 우린 정말 WANNA EAT 했다 ㅋㅋ ]


그 유명하다는 세부의 트랜스젠더도 몇 명 발견했다.
한눈에 반할 정도로 그렇게 예쁘다고 하던데, 내가 본 그들은 생각보다 별로였다.
하아... 도촬을 했어야 했는데 ㅠㅠ

[ 필리핀은 물가에 비해 기름값이 엄청나게 비싸다. 1리터에 대략 1300원 ]


거리 산책을 마저 끝내고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호텔로 컴백했다.
30분 정도를 방안에서 쉬다가 그 여종업원에게 전화한다. 필리핀에서 현지인에게 전화를 걸 일이 생길줄이야;;;
인천공항에서 로밍할 때도, 현지에 전화거는 요금은 분당 xxx원이예요. 라는 설명을 들으면서도 전혀 귀기울이지 않았었는데 ㅋㅋ

그녀는 레스토랑으로 픽업하러 와달라고 한다.
택시를 타고 레스토랑 앞에 도착하니, 남아서 일하고 있던 종업원들을 모두 데리고 나왔다.
안그래도 넷이 놀면 좀 뻘쭘하겠다 싶었는데, 다행이었다.
종업원은 총 4명. 여자 세명은 영어가 모두 서툴렀으며.. 그나마 우리가 주문했던 그 여종업원이 가장 낫다-_-.
나머지 남자 종업원인 개넌(넛?)이 영어도 가장 훌륭하고, 알고 봤더니 센스가 장난 아니다.
한국 사람에 대해 이미 모든걸 파악하고 있었던 녀석. 생긴 것도 귀엽고 게다가 바람둥이였다 ㅋㅋ

우리는 택시를 타고 그들이 이끄는 곳으로 갔다. 우리는 어느새 7명이라는 꽤 큰 일행이 되어있었다.
택시가 우리를 내려놓은 곳은.... 무려 클럽.
100 페소 정도의 입장료를 내고(입장료는 남자만 내며, 이것은 프리 드링크 한잔으로 교환 가능하다), 들어갔더니.. 
왠 한국 남자들이 이렇게 많아??? ㄷㄷㄷ

혹시나 해서 클럽 이름을 물어봤더니... 빰뿌(클럽 펌프-PUMP의 현지 발음)-_-.. 라고 한다.
세부에서 한국 남자들에게 가장 유명한 클럽이다-_-..  (왜 유명한지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아보시오들..)
여러가지 사정을 고려하여 안 오려고 했던 빰뿌를.. 
결국은 오게 된것이다 아놔-_-ㅋㅋ
클럽 안에서 맥주 한잔 하다가 춤도 좀 추고...(난 절대 몸치다...)
또 맥주 마시고 하다가.. 너무 시끄러워 일행을 끌고 밖으로 나온다.

여기서 잠깐...
빰뿌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 블로그에 이미 상세한 설명이 넘쳐나므로, 자세한 얘기는 생략하겠지만
그곳은....... 정말... 대단...하다.
어쨌든 눈에 불을 켠 한국 남자들과 또 역시 눈에 불을 켠 필리핀 여자들로 가득 차 있는 재미있는 구경거리를 접할 수 있다.
남자들끼리 특정 목적으로 온 여행이라면 한번쯤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빰뿌 클럽 밖에는 파라솔을 여러개 펼쳐놓아 노상에서 술을 마실 수 있게 해놓았다.
클럽 내부에서 만난 것으로 생각되는 필리핀 여자들과 한국 남자들이 술을 마시고 있다....;;

뭐 아무튼 우리는 일행들과 둘러앉아 데낄라를 시켜먹는다. 난 원래 독주에 약한 데다가 어제 워낙 많이 마셔놓은 터라... 
오늘은 아무래도 자제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지도 못했던 필리핀 현지 친구들을 만나 그들과 즐거운 대화를 나눈 건 정말 큰 행운이었다.
(비록... 띠동갑의 나이차가 나긴 했지만;; )

워낙 늦은 시간에 시작한 술자리라 시간은 어느새 3~4시를 향해 가고,
여차저차 5시 쯤에 호텔에 복귀하여 고단한 몸을 누인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았던 하루가 나름 가장 멋진 하루로 마무리 된듯 하다.
우연찮게 탄 지프니,
목적없이 내린 장소,
마냥 걷다가 발견한 레스토랑,
한국 레스토랑임을 알고 나오려던 걸 간신히 참았던 것,
엉뚱한 망고 쉐이크로 인연을 맺은 필리핀 친구들..
결국 그들과 함께 보낸 즐거운 시간.
이 모든 것이 참 감사한 하루다.

이제 세부에서의 시간도 반나절 밖에 남지 않았다.
아쉬움을 느낄 겨를도 없이 다들 곤한 잠에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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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자 아님다...-_-
저는 건실한 한국의 직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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